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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8 연중 제33주간 금요일

                                                                          마카베오 상4,36-37.57-59 
                                                                          루카19,45-48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일치의 중심

  

 

 

어느 젊은 자매와의 면담을 통한 새삼스런 깨달음을 잊지 못합니다.

“쇼핑 중독인 것 같아요. 끝장을 보고 마는 성향인지 쇼핑에 물 쓰듯
많은 돈을 썼습니다.”

듣고 보니 너무 어처구니없었습니다. 도저히 상식적으로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외관은 침착해보이고 붙임성도 있어 보이는 자매였는데 내면은
전혀 중심이 없었습니다.

  

“자매님은 중심이 없습니다.

중심이 없으면 방황하기 마련이며 뭔가 중독에 빠지기 십중팔구입니다.

여기 수도자들은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기에 방황하는 일이 없습니다.”

  

즉각적인 자매님의 대답이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아, 그렇군요. 중심이란 말을 처음 들어봅니다. 정말 저는 중심이 없었습니다.”

깊이 깨달은 것 같은 표정에 중심을 잘 잡으라고 말하며 제 두 권의 책을
선물했습니다.

  

수도원은, 성전은, 미사는 하느님 중심의 가시적 표지입니다.

하느님을 가리키는 이정표와도 같고 영적 주유소와도 같습니다.

아브라함이 순례여정 중 도착할 때 마다 우선 착수한 것이
제단을 쌓는 일이었고 ,
청교도들 역시 아메리카 대륙에 진출했을 때
우선 건축한 것이 일치의 중심인 성전이었습니다.

  

“온 누리 반기어 야훼께 소리쳐라. 기쁨으로 야훼님 섬겨 드려라.

춤추며 당신 앞에 나아가라.

고마우심 노래하며 당신 문으로, 찬미하며 들어가라 그 뜰 안으로

주님께 감사하라, 그 이름을 찬양하라.”

  

성전을 찾는 마음은 그대로 하느님을 찾는 마음입니다.
하여 하느님 사랑은
저절로 성전 사랑으로 표출되기 마련입니다.

마카베오기 상권에서 유다와 그 형제들이 적을 무찌르고
우선 착수한 것이 성전 정화였습니다.

  

일치의 중심인 성전 정화야 말로 그들 공동체의 정체성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과는 물론 공동체 형제들 간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일치의 중심인 성전입니다.

  

“온 백성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자기들을 성공의 길로 이끌어 주신
하늘을 찬양하였다.

그들은 여드레 동안 제단 봉헌을 경축하였는데, 기쁜 마음으로 번제물을 바치고

친교제물과 감사제물을 바쳤다. 백성은 크게 기뻐하였다.

이렇게 하여 이민족들이 남긴 치욕의 흔적이 사라졌다.”

  

바로 이게 성전 전례의 축복입니다.

온전한 소통과 일치로 정화되고 성화되고 치유되는 하느님의 백성들입니다.

이런 거룩한 하느님의 집인 성전이 오염되고 타락되는 일은

예언자들에게는 견딜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의노도 여기에 기인합니다.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다.”

예수님께서는 성전을 정화하신 후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셨다 합니다.

  

성전은 기도의 집이자 말씀의 집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래야 모두를 받아들일 수 있는 깊고 넓은 성전, 깨끗하고
거룩한 성전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시적 일치의 중심인 성전일 때 공동체의 성전도,

우리 자신의 성전도 더불어 깊어지고 넓어지며, 정화되고 성화됩니다.

  

저는 어제 유익한 기사를 보았고 가톨릭교회와 연결하여 묵상했습니다.

 중국은 문명국가이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는 국민국가라는 것입니다.

문명국가인 중국은 조공체제이지만 국민국가는 식민체제라는
깊은 통찰이었습니다.


조공체제의 문명국가인 중국은 자신을 중심으로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관용적이고 포용적이지만 식민체제의 국민국가는 동일화, 획일화의
폭력적 방향으로 간다는 것입니다.

  

FTA로 인한 미국화로 경제적 식민지로 전락할 우리의 위험을 경고하는 듯
 했습니다.

국민국가 독일은 동서의 통일 후 1국가 1체제이지만

중국은 홍콩과의 통일 후도 1국가 2체제를 운영한다는 것이지요.

대만까지 포함하면 1국가 3체제라 할 것입니다. 바로 이게 중국의 저력입니다.

  

문명국가 중국과 더불어 떠오른 것이 우리 가톨릭교회입니다.

문명국가라 함은 어폐가 있겠습니다만 가장 오래된 문명국가가 가톨릭교회와
중국 같습니다.

  

보편적이라는 가톨릭의 본뜻대로 유구한 역사에 다양성의 일치를 존중하는

깊고 넓은 가톨릭교회입니다. 바로 여기에 걸맞은 가톨릭교회의,
가톨릭의 본뜻대로 유구한 역사에 다양성의 일치를 존중하는

깊고 넓은 가톨릭교회입니다. 바로 여기에 걸맞은 가톨릭교회의,
수도원의 성전이어야
할 것입니다. 종파를 초월해 모두를 받아들일 수 있는
깊고도 넓은 성전,
모두를 정화하고 성화할 수 있는 깨끗하고 거룩한 성전입니다.

  

주님은 매일 미사은총으로 보이는 성전은 물론 우리 공동체와
각자 심신의 성전을
정화, 성화시켜 주십니다. 아멘.
 
          

 
- 성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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